책 리뷰 : 왜 용서해야 하는가_요한 크리스토프 아놀드
사랑한다는 건 상처받을 각오를 한다는 뜻이다. 천국 외에 사랑할 때 찾아오는 온갖 위험과 혼란에서 완벽하게 안전한 곳이 있다면 그곳은 지옥이다. (C.S.루이스)
책 제목과 마찬가지로 이 책은 용서에 대해 말해주는 책이다.
왜 용서해야 하는가?
나에게 고통을 준 사람을, 나의 가족과 이웃에게 잊지 못할 상처를 안겨준 범죄의 흔적들을, 역사적 갈등 속에서 씻지 못할 아픔을 안겨준 사람을
어떻게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
나 또한 나에게 폭력을 행사하며 나의 인격을 모독하고 나의 몸과 정신에 폭력의 흔적을 남게한 사람을 용서할 수 없었다. 아니 용서하지 못한다.
어떻게 미워하는 것을 그칠 수 있단 말인가? 어떻게 아픈 상처를 남겨준 사람을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용서는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아버지가 늘 하신 말씀처럼 “모든 일을 배우기 전까지는 어렵다. 그러나 일단 배우고 나면 그렇게 쉬울 수가 없다.” 나는 배웠다. 거리의 형제 안젤로를 용서하는 법을 배웠을 뿐 아니라 숱한 시간 동안 복수심에 불타올랐던 나를 용서하는 법을 배웠다. 마음속에 아침 해가 떠오르는 것 같았다. p37
용서에도 연습이 필요하다. 단번에 용서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특히 내가 나 자신에게 더욱 큰 짐을 안겨줄 수 있고, 받은 상처가 오히려 더 커질 수 있다. 용서하는 법을 조금씩 터득하고 배우면 그 사람을 용서하는 것 뿐만 아니라 나를 용서하고 나를 자유롭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쉽게 상처받는 허약한 사람들이나 용서를 이야기한다고 여기지마라. 용서는 용서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를 힘 있게 한다. 가장 힘든 순간에 고통을 완화시켜, 응징과 인간적인 공평함에 관한 집착을 내려놓고 마음의 평화를 경험하게 한다. 궁극적으로 용서는 긍정적인 연쇄 반응을 일으켜 우리가 얻은 용서의 열매를 다른 이들과 나누게 한다.
책 속에서는 사소한 다툼으로 미움을 키운 자, 범죄의 상처로 아픔을 가진 자, 역사의 아픔으로 상처가 아물지 않은 자, 여러가지 사고로 인해 상처가 생긴 자들이 용서하게 된 일화를 소개한다.
저자는 용서하기 위해서는 미워하는 일을 의지적으로 그만 두어야한다고 말한다. 맞는 말이지만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저자가 말한 것처럼 증오는 나에게, 우리에게 아무것도 남겨주지 않는다. 상처의 깊이만 깊어질 뿐이다.
무조건 용서하라는 것이 아니다. 용서의 때도 있다. 용서해야 할 타이밍, 그 때가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용서할 수 있을 때, 용서해야 할 때 다른 누구를 위해서가 아닌, 나를 위해 용서하고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증오에서 벗어나 자유를 만끽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