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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가 이 피해자들에게 해온 가장 오래된 대접은 그들의 입을 틀어막고, 모든 것이 그들 자신의 잘못이며, 그럴 만하기 때문에 그들이 희생당했다고 몰아세우는 것이었다. 한국 사회의 크고 작은 피해로부터 살아남은 이들은 숨을 죽이고 스스로를 저주하며 살아야 했다."p8
"이 책은 이 사회의 여러 억울함들에 대한 기록이자, 그것은 넘어서기 위한 고민의 흔적이다. 하지만 나 역시 크고 작은 억울함으로부터 조금도 자유롭지 않다. 남의 억울함에 대해 섣불리 말하는 것이 내 눈 안의 들보를 외면하는 처사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다."p12
세월호, 국정농단, 여성혐오, 몰카, 헬조선, 열정페이, 백남기농민사망, 적폐청산, 한남, 동성애, 욜로 라이프, 용산 참사, 갑질 등 우리 사회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고찰을 작가는 책 속에 고스란히 담아 놓았다.
사회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지, 없는지에 대해서 먼저 알아 보아야 한다.
사회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관심이 없다면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것에 대해 억울해 하지도 않을 것이고, 분노하지도 않을 것이다.
'아, 그냥 그런 일이 있었구나~' 혹은 무관심해서 일이 일어났는지도 일어나지 않은지도 모른다.
사회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관심이 있다면, 함께 억울해하고 분노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어서 가만히 지켜보는 사람들이 있다.
사실 나는 사회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분노하기는 하지만, 가만히 지켜보기만 하는 방관자에 해당되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왜냐하면 나에게는 힘도 능력도 인기도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을 본 뒤, 나의 생각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최순실의 국정 농단 사건으로 인해 홀로 양초와 종이컵을 들고 광화문에 서서 침묵하며 마음 속으로 "하야하라!"라고 외쳤던 나의 마음 속의 외침은
결코 헛된 일이 아니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억울하게 묻지마 살인을 당한 여성의 사건을 보며 이 사회를 환멸하고 저주했다.
인터넷 댓글 속에는 그 여자가 왜 그 시간에 있었겠느냐, 그 여자가 늦은 시간에 돌아다닌 것이 잘못이다 라는 내용이 있었다.
그 댓글을 보고는 분노했다. 왜 여성은 밤 늦게까지 돌아다니면 안 되는가 하며.
한참 페미니즘 운동이 일어나고 그런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예쁜 여자가 아니다, 못생긴 여자들이 모여서 남성을 비하하기 위한 집단이라고 규정해 버리는 남자들에 대해 혐오를 느꼈다.
여성은 남성과 동등한 존재가 되기 위한 운동을 하는 것인데, 왜곡된 시선을 바라보는 남자들이 한심하다 느꼈다.
페미니즘 운동을 하는 여성들 중 남성을 한남 취급하며 개 같이 보는 분들이 있었다.
그런 시선들을 보며 왜 우리는 남성과 여성으로 나뉘어서 이렇게 싸워야 하는가? 라는 생각도 해 보았다.
우리가 시작한 페미니즘 운동은 서로를 혐오하기 위한 운동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 사회는 더 나은 사람이 더 나의 삶을 살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든다고 얘기하고 있는 것만 같다.
좋은 대학교, 좋은 직장, 좋은 집이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 줄까?
그래서 우리 사회가 이런 사회가 된 것일까? 지금 이 사회가 좋은 사회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외쳐야 한다.
바른 말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억울함을 참지 않아야 한다.
외치자.
이 책의 리뷰를 쓰면서 나는 왜 이렇게 마음이 먹먹해지고 뜨거워지는 것일까.
더 나은 사회를 만들고 싶다.
더 나은 사회 속에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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